풍설도하 6화

전통 무협 웹소설 풍설도하 6화 – 독과 칼 사이에서 | 묵연주의 진짜 실력 무협소설

풍설도하 6화 – 독과 칼 사이에서 | 묵연주의 진짜 실력 무협소설

셋이 내려왔다.

경사면을 타고 내려오는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빨랐다. 눈 위를 달리는데 발자국이 거의 생기지 않았다. 서이강은 그것만으로 상대의 수준을 읽었다.

경공을 쓰는 자들이다. 하급이 아니다.

그는 도를 아직 뽑지 않았다. 상대가 완전히 내려오기 전에 뽑으면 의도를 먼저 알린다. 칼은 마지막 순간에 꺼내는 것이 아니라, 꺼낼 필요가 없어질 때까지 넣어 두는 것이라고 늙은 표두에게 배웠다.

묵연주가 그의 왼편에 섰다. 비녀 두 개를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였다.

“왼쪽 둘은 내가 맡아.”

“오른쪽 혼자가 더 강해 보이오.”

“알아. 그래도 왼쪽 둘을 빠르게 처리해야 오른쪽을 도울 수 있잖아.”

서이강은 그 말의 논리를 한 박자 만에 받아들였다. 맞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판단이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이 반 박자도 안 된다는 것이, 이 여자가 싸움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해주었다.

“죽지 마오.”

“그 말은 내가 하려던 거야.”

첫 번째 그림자가 땅에 닿았다.


오른쪽 한 명은 철편을 썼다.

길고 무거운 무기였다. 첫 타가 대각선으로 날아왔다. 정면에서 맞으면 팔이 부러질 힘이었다.

서이강은 옆으로 반 걸음 물러서며 흘렸다.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 흘리는 것. 힘으로 막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것. 이것이 그가 표사 생활 육 년 동안 터득한 싸움의 원칙이었다. 무공 천재가 아닌 사람이 살아남는 방법은 단 하나였다. 버티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

두 번째 타가 빠르게 따라왔다. 첫 타를 흘린 것을 보고 각도를 바꿔 들어왔다. 상대도 읽고 있었다.

서이강은 이번에는 뒤로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반 걸음 안으로 들어갔다. 철편의 유효 거리 안쪽으로. 긴 무기는 너무 가까우면 쓸 수 없다.

상대의 팔꿈치가 눈앞에 왔다. 그는 어깨로 밀고 들어갔다. 크지 않은 힘이었다. 하지만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린 사람에게는 작은 힘도 충분했다.

세 번째 타를 준비하던 상대의 발이 흔들렸다.

그 반 박자 안에 서이강은 도를 꺼냈다. 베지 않았다. 날의 옆면으로 상대의 손목을 쳤다. 철편이 눈 위로 떨어졌다.

상대가 빈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포기하지 않는 자였다.

서이강은 그것을 읽고 왼발로 눈을 걷어찼다. 차갑고 눈부신 눈가루가 상대의 얼굴을 덮었다. 그 순간 도 손잡이로 관자놀이를 쳤다.

쓰러졌다.

그는 숨을 고르며 왼편을 돌아보았다.


묵연주는 두 명을 상대하고 있었다.

서이강은 처음 그 광경을 보고 잠깐 발을 멈췄다.

그녀는 싸우는 것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상대방이 싸우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비녀 하나가 상대의 손목 내혈을 찍었다. 그것만으로 철검을 쥔 손이 순간 풀렸다. 다른 한 명이 옆에서 치고 들어오자 묵연주는 피하지 않았다. 대신 소매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 상대의 얼굴 쪽으로 가볍게 뿌렸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가루였다.

상대가 두 걸음 나아가다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눈이 충혈되고, 입에서 숨이 거칠어졌다. 독은 아니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시야와 균형을 빼앗는 무언가였다.

내혈을 찍힌 첫 번째 상대가 왼손으로 바꿔 칼을 들었다. 묵연주는 그것을 보고 비녀를 교체했다. 새로 꺼낸 비녀는 끝이 달랐다. 조금 더 길고, 가늘고, 끝에 아주 작은 홈이 파여 있었다.

그 끝에 무언가 발려 있다는 것은 멀리서 봐도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상대가 그것을 보자마자 뒷걸음질쳤다.

묵연주는 쫓지 않았다. 그냥 바라보았다. 그것만으로 상대가 더 물러섰다.

독을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싸움이었다. 죽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멈추게 만드는 것.

서이강은 그것을 보며 한 가지를 다시 확인했다.

이 여자와 적이 되면 안 된다.


두 번째로 쓰러진 상대를 확인하고 서이강이 묵연주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이미 비녀를 제자리에 꽂고 약낭을 정리하고 있었다. 손끝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쳤소?”

“아니야.”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 “너는?”

“멀쩡하오.”

묵연주는 대답 대신 그의 옆구리 쪽으로 시선을 내렸다. 서이강은 자신도 모르게 그쪽 손을 내려보았다. 검회색 무복이 조금 더 어두운 색으로 젖어 있었다.

“벌어졌어.”

“크지 않소.”

“내가 판단할게.”

그녀는 말없이 그의 옆에 섰다. 그리고 옷자락을 걷지도 않고 손끝으로 짚었다. 천 위로 압력을 가해 안쪽 상태를 읽는 것이었다. 손가락 두 개가 차례로 움직이며 상처 위를 따라갔다.

서이강은 아프다고 느끼기 전에 그 손끝이 멈추는 위치들을 느꼈다.

정확했다. 아픈 곳마다 정확히 멈췄다.

“여기랑, 여기. 세 땀 정도 더 꿰매야 해. 오늘 밤 안에.”

“알겠소.”

묵연주는 손을 거두었다. 빠르고 사무적으로. 그런데 손이 완전히 떨어지기 직전, 손가락 끝이 옷감 위에 아주 짧게 머물렀다.

확인인지, 다른 무엇인지.

서이강은 그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묻지 않았다.


세 사람의 懐를 뒤졌다.

첫 번째 상대에게서 목간이 나왔다. 작고 얇은 것이었다. 서이강이 펼쳐 읽었다.

표적 둘이 청하령 방면으로 이동 중. 청동판은 확보하되, 여인은 반드시 살려서 데려올 것. 남자는 무관.

마지막 세 글자가 눈에 걸렸다.

무관(無關). 상관없다는 뜻이었다.

그는 목간을 묵연주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읽었다.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 한 번 읽고, 다시 읽고, 그 다음에 조용히 목간을 눈 속에 눌러 넣었다.

“일명회가 당신을 원하는 이유가 뭐요.” 서이강의 목소리는 낮고 평평했다. “청동판이 나오기 전부터 쫓았다고 했소. 청동판과 상관없이 당신을 잡으려 한다는 뜻이오.”

“…알아.”

“언제부터요.”

“한 달 전부터. 아니, 정확히는.” 묵연주는 잠깐 말을 멈췄다. “내가 운령문 유적의 위치를 알아냈다는 것이 새어나간 뒤부터야.”

서이강은 그 말의 뜻을 천천히 풀었다.

“그럼 당신은 청동판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운령문을 찾고 있었던 거요.”

“응.”

“왜요.”

묵연주는 먼 쪽을 바라보았다. 능선 너머, 청하령이 있는 방향을.

“청하령에 가면 말해줄게.” 그녀의 목소리는 낮지만 단호했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거기서는 반드시 말해줄게.”

서이강은 그 약속을 소리 없이 받아들었다.

세 번째 약속이었다. 그는 세 번째는 믿지 않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녀의 목소리에 이전과 다른 무게가 실려 있었다.

그것이 결심이라는 것을 그는 알 수 있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능선 아래 바위 그늘에서 불을 피웠다.

묵연주가 서이강의 옷을 걷고 상처를 다시 꿰맸다. 침이 들어올 때마다 서이강은 숨을 참았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는 것이 아니라, 숨을 내뱉으면 손끝이 흔들릴 것 같아서.

아니, 정확히는.

그녀의 손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 그도 흔들리지 않으려 했다.

“아파?”

“참을 만하오.”

“거짓말하지 않아도 돼.”

“거짓말이 아니오.”

묵연주는 실을 매듭짓고 잘라냈다. 그리고 약낭에서 작은 도기 하나를 꺼내 상처 위에 얇게 발랐다.

“이게 뭐요?”

“지혈하고 아무는 데 도움이 되는 거야. 냄새는 별로지만.”

“만든 거요?”

“직접 만들었어.”

서이강은 그녀의 손끝을 잠깐 바라보았다. 약을 개고 독을 다루고 정보를 읽고 싸움을 하는 손. 그 손이 지금 그의 상처 위를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

“왜 날 살려 두오.”

묵연주의 손이 멈췄다.

“무슨 소리야.”

“목간에 적혀 있었소. 남자는 무관이라고. 일명회에게 나는 필요 없는 사람이오. 그런데 당신은 나와 함께 움직이고 있소. 청동판 없이도 당신이 혼자 청하령을 갈 수 있다면, 내가 짐이 될 수도 있소.”

묵연주는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불빛이 그녀의 옆얼굴을 비췄다. 서이강은 그 표정을 읽으려 했지만, 읽히지 않았다.

“…청동판이 있어서야.”

“그게 전부요?”

또 침묵.

그리고 묵연주가 낮게 말했다.

“지금은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없어.”

그것은 아니라는 뜻이 아니었다. 그렇다는 뜻도 아니었다. 하지만 모른다는 뜻도 아니었다.

서이강은 눈을 감았다.

불이 조용히 타고 있었다. 바람이 능선을 넘어왔다. 눈 냄새와 나무 타는 냄새가 섞였다.

그는 생각했다. 이 여자가 무엇을 찾고 있는지. 운령문과 어떤 관계인지. 그리고 왜 혼자가 아니라 나와 함께 가고 있는지.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하나는 알 수 있었다.

이 여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말하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말하지 않는 것들 중 일부가 그녀를 무겁게 누르고 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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