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함께하는 못난이 히어로 첫번째 이야기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못난이 히어로 첫 번째 이야기

1. 못난이 히어로의 탄생
나는 못생겼다. 키는 165에 배는 뽈록 나오고, 각진 얼굴에 머리는 머리숱이 없이 빠진 떡진 머리다. 비호감 스타일의 눈매와 유난히 많은 여드름 자국이 있는 얼굴, 짧아 보이는 다리. 이 정도면 아마도 대부분은 좋아하지 않을 외모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마음만큼은 정의를 수호하는 용맹하고 힘센 사도다. 한마디로 슈퍼맨이다.
태어날 때부터 쌀 한 가마니를 들 정도로 괴력을 가지고 있었고, 짧은 다리로 빠르게 달려 긴 다리로 한 번 나갈 때 10번 이상 휘저으며 달리면 총알처럼 빠르다. 아, 참, 나는 언챙이다 태어날 때부터.
어렸을 때 TV에 나오는 슈퍼맨을 꼭 닮고 싶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나쁜 놈들을 혼내주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줘야 한다는 정의감 넘치는 슈퍼맨이 되고자 노력했다. 아니, 노력했었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2. 정의감의 변화
유치원을 다닌 이후부터는 이런 정의감 넘치는 생각이 점차 바뀌었다. 모든 주변 사람들의 절망적인 시선을 받으며 외로워졌고, 초등학교부터는 모든 사람이 예상하듯 힘을 쓰면 안 되는 큰일 나는… 그래서 힘 한 번 써보지 못하는 왕따가 되었다. 나를 괴롭히는 놈들은 나보다 조금씩 나은 외모에 나쁜 짓을 해도 늘 시선은 나에게 집중되었고, 나는 그냥 나쁜 놈으로 보였다. 일이 터지면 다들 얘기했다. “내가 더 나빠 보인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맞으며 빵셔틀을 하며 살아왔다. 그게 나의 학교생활 방식이었다.
3. 일상의 에피소드
이런 나에게도 늘 겪는 일들이 있다. 최근에 있었던 일 중 하나를 들려준다면 이렇다. 어느 날, 학교가 끝나고 일진들에게 얻어맞고 그놈들의 아지트에서 잔심부름하다가 집에 가는 늦은 길에 옆집 건너편에 새로 이사 온 계집아이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나보다 10미터 정도 앞서 걸어가고 있었다. 인사도 한 적은 없지만 나는 눈썰미도 슈퍼맨이라 그녀를 알고 있었다. 단지, 그녀는 나를 몰랐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내가 따라가는 것을 눈치채자 그녀는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어이쿠, 그러다 앞에서 내가 가는 반대편 쪽으로 급하게 건너다가 자빠졌다. 나는 슈퍼맨이라 이웃의 어려움을 지나칠 수 없어 큰맘 먹고 도와주려 쫓아가자, 달려가는 나를 흘끔 보더니 후다닥 일어나 가방도 놔두고 반대편으로 뛰어갔다. 뭐지? 떨어진 가방을 집어서 그녀의 집으로 가져다주려고 가는데 한참 앞에서 그녀가 걸어가는 것이 보였다. 가방 얘기를 하려고 그쪽으로 가는 순간 길가의 가로수 나무에 가려서 잘 안 보였지만 나는 슈퍼맨이라 눈도 좋다. 그 나무에서 마치 숨어있다가 튀어나온 학교 일진 중 제일 막내 찐따 놈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이 어두운 밤길에… 두 사람이 한동안 대화를 나누는 바람에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찐따 놈이 여자애 뺨을 두 대 때렸다. 여자애가 맞고 울면서 쓰러지자 그놈은 소리를 지르며 그녀를 발로 차려고 하는 순간, 나는 총알처럼 빠르게 달려 그녀 앞을 막아섰다. 슈퍼맨처럼… 평소 나를 고문관 정도로 생각하던 그 찐따 놈은 나의 빠른 속도에 놀라며 뒤로 한두 걸음 물러섰고, 나는 그녀 앞을 막고 그녀를 쳐다보며 괜찮냐는 듯 응시했다. 그녀는 갑자기 아주 기분 나쁜 인상을 지으며 자기 얼굴을 반대편으로 휙 돌려 내 시선을 피했다. 뭐지? 아무튼, 그 찐따 놈은 내가 나타난 데 놀란 것인지 나를 화난 얼굴로 쳐다보며 학교에서 다시 보자고 욕을 하며 자리를 떴다. 어두운 길이라 그녀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뒤돌아서 있는 나를 쳐다보는 느낌은 아까 그 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차갑고 싸늘한 느낌이었다. 자기 가방을 쳐다본 건지… 그녀는 말했다. “가방 달라고.” 고맙다는 말을 할 거라는 나의 착각을 뒤로하고 가방을 건네주자, 가방을 받아들고는 냅다 뛰어갔다. 자기 집으로… 기분이 더럽다… 나는 슈퍼맨인데… 이 느낌은 뭐지? 이게 나의 일상이다.
4. 야외 체험 학습
오늘은 야외 체험 학습 날이다. 체험 학습 날 점심을 준비하기 위해 어제 엄마랑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 장을 보던 중 과일을 사기 위해 과일 칸으로 가보니 너무나 예쁘게 생긴 진짜 빨간 사과를 보게 되었다. 장을 보던 중 문득 우리 반에서 제일 예쁜 세침뜨기 혜지에게 환심을 사볼까 하는 생각에 엄마를 졸라 제일 예쁜 빨간 사과를 하나 샀다. 사실 난 사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장을 거의 다 보고 나오던 중 마지막으로 “김밥엔 사이다”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사이다가 들어있는 음료수 선반으로 갔더니 내 눈에 검은색과 알록달록 젖소 무늬가 그려져 있는 버블티 캔이 보인다. 버블티는 무지 달콤하고 사실 나는 버블티에 들어있는 타피오카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조금 더 달콤하고 맛있는 버블티 캔도 하나 더 샀다.
드디어 아침에 도시락을 챙기고 학교에 도착한 후 선생님과 반 아이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야외 학습 장소에 도착했다. 야외라서 그런지 그날따라 진드기가 엄청 많았다. 다들 진드기 때문에 짜증을 내고 약을 뿌리고 난리가 났다. 여름철에는 진드기가 각종 질병과 병균까지 옮기는 점을 알고 있는 나는 히어로의 촉이 발동했다. 왜냐하면 나는 누구냐? 히어로다.
히어로 각성 시작 후 나는 나의 빠른 다리를 이용해 너무나 빠르게 공원 사무실에 있는 진드기 퇴치용 분무기를 들고 와서 온 공원 여기저기 뿌리기 시작했다. 누구보다도 빠르게 그러면서 나는 계속 눈치를 보면서 혜지에게 빨간 사과를 건네주려고 근처를 서성이며 이쁜 혜지를 괴롭히는 진드기를 온몸으로 막아주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진드기와 엄청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중에도 혜지에게 건넬 멋진 고백 문구를 생각하던 중 머리속에 너무나 아름다운 문구가 떠올랐다. “혜지야, 이 빨간 사과를 먹으렴. 혹시 잠들면 내가 깨워줄게…” ㅎㅎㅎ “나는 백설공주의 마녀인 동시에 잠자는 공주를 깨우는 왕자님이 되는 거야” 흐흐흐
생각만으로도 나도 모르게 너무나도 므흣한 미소가 얼굴에 지어졌다. 사실 혜지는 모든 반 애들에게 친절하다. 물론 나에게도… 그 바람에 학년 초부터 한동안 나 혼자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
5. 고백의 실패
암튼, 기회는 나에게 찾아왔고 드디어 혜지와 단둘이 있을 시간을 만들고 고백을 하기 위해 이쁜 빨간 사과를 내미는데, 다른 손에 있던 버블 젖소 캔을 본 혜지는 냉큼 버블티 캔을 “이건 내꺼” 하며 가져갔다. 거기다 그 순간 갑자기 우리 쪽으로 달려오던 무거운 미현이가 내 손의 이쁜 빨간 사과를 보고 냉큼 채가는 것이 아닌가? “사과 다이어트?” 하며… 미현이는 정말 나랑 외모도 비슷하다. 꼭 여자 형제 같다. 그리고 나에게 참 잘해준다… 잘 챙겨주고 친절하고 다른 애들보다도 나에게만… 나도 그걸 알기에 막상 미현에게 그거 네 거 아닌데라는 말을 못했다.
그러면서 나는 속으로 “히어로 오늘도 망했다”를 외쳤다. 더불어 내가 그동안 준비해온 명대사 “사과 먹고 잠들면 내가 깨워줄게 혜지야!”는 어느 순간 나의 빠른 발처럼 머리속에서 허공으로 날아가버렸다.
참고로 이전 편에 소개한 나의 외모는 “키는 165에 배는 뽈록 나오고 각진 얼굴에 머리는 머리숱이 없이 빠진 떡진 머리, 비호감 스타일의 눈매, 유난히 여드름 자국이 많은 얼굴, 다리는 유난히 짧아 보인다.”
- Last Updated: 2026년 02월 11일
- Last Updated: 2026년 02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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