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의 금빛 축제, 한국과 캐나다의 엇갈린 성적표
2024년 파리올림픽 “한국, 예상 뛰어넘는 메달 행진… 캐나다는 아쉬움 남겨”
한국 구기 종목 부진·캐나다 선수단 관리 문제 등 과제 남겨
2024 파리 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캐나다는 상반된 결과를 얻었다. 한국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반면, 캐나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21개 종목 144명의 ‘소수정예’ 선수단으로 파리를 찾았다. 금메달 5개라는 겸손한 목표를 내걸었지만, 결과는 그를 훨씬 뛰어넘었다.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로 총 32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순위 8위에 올랐다.
이번 성과는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 대회의 금메달 수와 같으며, 1988년 서울 대회의 역대 최다 메달 기록(33개)에 1개 모자란 결과다.
한국 선수단의 메달 레이스는 개막 직후부터 시작됐다. 7월 27일 박하준과 금지현이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첫 메달의 물꼬를 텄다. 이어 다음 날 오상욱이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본격적인 메달 행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양궁에서는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나란히 3관왕에 올랐다. 사격에서도 3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특히 16세 고교생 반효진은 공기소총 10m에서 우승하며 한국 하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또한 하계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펜싱에서는 오상욱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올랐고, 태권도에서는 박태준과 김유진이 금메달을 추가했다. 배드민턴의 안세영은 28년 만에 올림픽 여자 단식을 제패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한국 선수단의 성과가 모두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축구, 농구, 배구 등 단체 구기 종목에서는 대부분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또한, 일부 종목에서는 세대교체 문제가 대두되어 향후 과제로 남았다.
한국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 성과는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는 점에서 미래가 밝다. 다만, 구기 종목의 부진과 일부 종목의 세대교체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캐나다는 금메달 9개, 은메달 9개, 동메달 9개로 총 27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순위 11위에 그쳤다. 이는 지난 도쿄 올림픽의 성적을 뛰어넘는 역대 최고 기록이지만, 자국 내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수영에서 서머 매킨토시가 3관왕에 오르는 등 8개의 메달을 획득한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육상에서도 에단 카츠버그가 해머던지기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등 5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그러나 대회 초반 여자 축구팀의 드론 스파이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캐나다 올림픽위원회(COC)는 여자 축구팀 감독과 스태프 2명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이 사건이 선수들의 사기에 미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데이비드 슈메이커 캐나다 올림픽위원회 CEO는 “이번 대회 결과에 대해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특히 비경기적 요소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고,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국과 캐나다 모두 이번 파리 올림픽의 경험을 바탕으로 2028년 LA 올림픽을 향한 준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한국은 이번에 두각을 나타낸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메달을 따지 못한 종목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기 종목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캐나다는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수단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고, 메달 획득에 실패한 종목들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24 파리 올림픽은 한국과 캐나다에게 각기 다른 의미로 기억될 것이다. 한국은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로 자신감을 얻었지만 구기 종목 부진 등 과제도 남겼고, 캐나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로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게 됐다. 양국 모두 이번 대회의 경험을 발판 삼아 4년 후 LA에서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