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중재로 캐나다철도 파업 모면… 철도사 환영, 노조 비판에 향후 협상 주목
캐나다철도 열차 운행 재개… 캐나다-미국 간 수십억 달러 무역 정상화
캐나다 최대 철도회사인 캐나다 국영철도(CN)와 캐나다 태평양 캔자스시티(CPKC)의 화물열차 운행이 곧 정상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노사 갈등 해결을 위해 개입하면서 전국적 운송 중단 사태를 막았다.
CN과 CPKC는 22일 새벽 노조와의 협상 시한을 넘기자 직원들에 대한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캐나다 전역의 철도 운행과 미국행 화물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
하지만 스티븐 매키넌 노동부 장관이 당일 오후 양측에 구속력 있는 중재 절차에 들어갈 것을 명령하면서 사태가 급반전됐다. 매키넌 장관은 “수일 내 열차 운행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단체교섭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더 이상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공급망과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철도 회사들은 정부의 결정을 환영했다. 반면 노조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폴 부셰 팀스터스 캐나다 철도 회의 위원장은 “철도 회사들이 위기를 조장해 정부 개입을 유도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CN은 즉시 직장폐쇄 조치를 해제했고, CPKC도 곧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조 측은 중재 명령을 검토하는 동안 피켓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밴쿠버, 토론토, 몬트리올의 통근 열차 3만여 명의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또한 화학 업체와 식품 유통업체 등이 타격을 입었고, 자동차 산업도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뻔했다.
철도 운송은 캐나다 경제의 핵심 동맥 역할을 한다. 매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상품이 캐나다와 미국 사이를 철도로 오간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됐다면 양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단기간의 운송 중단을 견딜 수 있는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철도 운송이 멈추면 항구와 다른 운송 수단에 적체 현상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위험물질이나 부패하기 쉬운 상품의 운송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자동차 산업도 잠재적 위험에 노출됐다.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포드, 혼다, 도요타 등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캐나다에서 완성차를 조립하거나 엔진 등 부품을 생산해 국경을 넘나들며 운송한다. 캐나다에서 조립되는 차량의 80%가 미국으로 수출되는데, 대부분 철도를 이용한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마이클 로비넷 이사는 “대부분의 자동차 조립 공장이 ‘적시 생산’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2주 이상 부품을 비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는 캐나다 철도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운송 중단으로 기록될 뻔했다. 과거 철도 파업은 대개 1~2일 정도 지속됐고 한 회사에 국한됐다. 최장 8~9일간 이어진 경우도 있었지만, 이번처럼 두 대형 철도회사가 동시에 운행을 중단한 적은 없었다.
정부의 신속한 개입으로 대규모 경제적 피해는 막았지만, 노사 간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향후 중재 과정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온타리오의 GO열차 밀튼노선의 운행은 23일 현재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